서백의 사찰이야기

괴산 각연사의 비로전 건물과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의 근엄한 자태 본문

불상,마애불

괴산 각연사의 비로전 건물과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의 근엄한 자태

徐白(서백) 2013. 5. 11. 23:33

 

1.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125호 비로전

현재 각연사에 건립되어 있는 건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비로전은 1648년에 만들어졌고, 상량문에 의하면 1655년, 1899년, 1927년에 각각 중수한 바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 비로전은 현재 각연사 경내에 위치한 불전들 중 조성시대가 가장 앞서는 건물이다.

 

기단은 낮게 만들었는데 다듬은 돌을 이용해 한 단(외벌대)만 쌓았다. 초석 상부에는 쇠시리(초석의 주좌와 초반이 만나는 경계선 부분을 곡선으로 접는데 이를 쇠시리라 한다.)가 표현되어 있으며 고맥이까지 확인된다. 기둥의 상부 창방과 결구되는 부분에서는 기둥의 외부면을 빗깍았다. 이를 편수깍기라고 하는데 오래된 고식의 수법이다.

 

평면은 정면 3간, 측면 3간으로 공포는 내외 모두 2출목에 다포식의 공포를 사용했다. 살미의 쇠서를 쇠서형으로 구성했는데 조선초에 많이 사용하는 쇠서 구성방법이다. 처마는 홑처마로 구성했으며 지붕은 팔작지붕의 모양을 하고 있다. 비로전의 정면은 창호를 달아 모두 개방했으며 좌우측면에는 한 짝의 창호를 달아 출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배면에도 2개의 창호를 달았다. 정면과 측면의 창호는 빗살창호를 달았으며 배면의 창호는 판문을 달았다. 불단 안에는 석조비로자나불을 봉안했다. 천장은 연등천장과 우물천장을 혼용해 구성했으며 바닥은 우물마루로 꾸몄다.

 

 

 

 

 

 

 

 

 

2. 보물 433호 석조비로자나불

불교에서 연화장 세계(蓮華藏 世界)란 연꽃에서 출생한 세계, 또는 연꽃 속에 담겨있는(含藏,함장된) 세계라는 뜻으로 이상적인 불국토(佛國土)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로 연화장 세계의 교주이신 청정법신 비로자나 부처님을 부속전각에 모셔놓은 법당을 비로전이라고 한다. 비로자나 부처님은 법신불인데 법신이란 ‘진리 그자체’라는 뜻이다. 비로자나 부처님의 수인은 지권인이라고 하는데, 오른손으로 왼손 검지를 말아 쥐고있다. 가끔 왼손이 위로 가고 오른손이 아래로 가는 경우도 있다. 오른손은 부처님의 세계요, 왼손은 중생세계를 표현하는데, 부처와 중생, 깨달음과 어리석음이 둘이 아님을 나타내며, 진리의 몸으로 중생세계를 감싸고 있음을 뜻한다. 그 사찰의 주존불로 모셔질 때는 좌우협시로 노사나불과 석가모니불 또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봉안하고 대적광전 혹은 대광명전이라는 편액을 쓰며 선종사찰에서 주로 봉안하는 경우가 많다.

 

비로전 내부에 모셔진 불상은 석조 비로자나 부처님이다. 비로자나라는 말은 Vairocana를 음역한 것이며 의역하면 “대일여래(大日如來)”라고 할 수 있다. 대일은 “위대한 빛”으로 해석되며 화엄경의 주존이기도 하다. 비로자나의 모습은 지권인이라는 수인으로 대표된다. 지권인의 수인을 한 부처님은 우리나라에서 9~10세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불국사의 비로자나불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비로전에 봉안된 비로자나불은 높이 3m의 석불좌상으로 광배(光背)와 대좌(臺座)를 갖춘 완전한 형태이다.

 

불상의 머리 위에는 낮고 널찍한 육계가 있고 목에는 삼도가 돌려 있다. 편단우견의 법의는 왼쪽 팔에 걸쳐 양쪽 무릎을 덮으면서 옆으로 흘렀는데 그 무늬가 섬세하며 유려하다. 수인(손가짐)은 지권인(智拳印)을 취하였는데 양쪽 팔과 손가락의 부드럽고 고운 조각솜씨가 주목된다. 광배는 위가 뾰족한 보주형(寶珠形)을 몸 전체를 받드는 거신광(擧身光)인데, 두 줄의 양각선으로 두광(頭光)과 신광(頭身光)을 구분하고 있다. 표면에는 화불 9구를 조각하였다. 대좌는 한 돌로 이루어진 지대석 위에 팔각의 하대석이 놓여 있으며, 각 면에 안상(眼象)을 장식하였다. 4면의 안상 안에 향로를 배치하고 2면에는 꽃무늬만을 조각하였으며, 다른 2면에는 2좌씩의 비천상을 아름답게 조각하였다.

 

중대석은 전체에 웅장한 구름 무늬를 굵게 새기고 7면에는 각기 중앙에 짐승의 얼굴을 조각하였으며, 한 면만은 연꽃 봉오리를 장식하였다. 짐승의 머리는 그 형태가 상하로 또는 좌우로 향하는 등 각양각색이며, 모두 날카롭고 사나운 표정이다. 상대석은 원형으로 아랫면에는 낮은 받침이 마련되어 있다. 전체적인 조각 수법으로 보면 조성연대는 신라 하대인 9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며, 당시의 가장 뛰어난 조각품 중 하나이다.(자료인용 : 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