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백의 사찰이야기

사찰이야기8 - 제주도 관음사 본문

사찰이야기

사찰이야기8 - 제주도 관음사

徐白(서백) 2009. 4. 5. 19:56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아라1동 387번지 한라산 동북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며,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사로서 제주도에 있는 30여개의 말사를 관장한다. 창건자 및 창건 연대는 알 수 없다. 1702년(숙종 28년)에 제주 목사였던 이형상이 제주에 잡신이 많다고 하여 사당과 함께 130여개의 사찰(절 5백동)이 불태워지면서 폐허가 되었다. 그 뒤 1912년 비구니 안봉려관이 다시 창건하여 법정암이라고 했다. 봉려관은 원래 떠돌이 무당이었으나 1901년 비앙도로 가던 중 우연히 풍랑을 만나 죽을 지경이 되었는데, 관음보살의 신력으로 살아나게 되었다. 이에 감응하여 비구니가 되어 이 절을 짓고 불상을 모셨다. 한 때 주민의 반대로 한라산으로 피신을 했는데, 1912년 승려 영봉과 지사 도월의 도움으로 법정암을 창건했는데, 창건 당시 불상과 탱화는 용화사와 광산사에서 옮겨왔다. 그 뒤로 신도가 늘어나자 절 이름을 관음사로 바꿨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고려시대부터 있었다고 하며, “동국여지승람”의 12개 사찰중 마지막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1948년 제주도 4・3반란사건으로 전소되었는데, 1968년 중창하여 지금의 사격을 갖추게 되었다. 제주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갖고 있는 이곳은 제주도 4・3사건(1948년) 말기 유격대와 군 토벌대의 치열한 격전지이기도 하며, 군 주둔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제23교구 본사로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1964년 중창하여 지금의 사격을 갖추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한라산 등산의 기점 지역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신성한 사찰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로 흐트러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있는 일주문이다. 기둥이 일직선상에 한줄로 늘어서 있다고 하여 일주문이라고 하는 이 문은 사찰로 들어 가는 첫 번째 문으로 건립 시기는 1974년 문대선행 보살의 도움으로 재건되었으며, 일렬로된 4개의 기둥을 세워 정면 3칸, 겹처마에 맞배지붕이고, 측면에는 풍판을 달았다.

 

일주삼칸의 일주문은 ‘법화경’에 나오는 ‘회삼귀일사상’이 깃들어 있다. 즉 부처님의 제자로서 사성제를 깨달은 성문, 12연기를 깨달은 연각, 중생의 교화를 우선하고 자신의 성불은 뒤로 미룬 보살로 나뉘어진 불교의 여러 교법을 오직 성불을 지향하는 일불승(중생이 바로 부처라는 가르침)의 길로 향하게끔 한다는 사상적 의미가 담겨있다. 가운데 어간문에 붙어 있는 '한라산관음사'라는 편액은 산명과 사찰명을 밝힌 것이다.

 

 

 일주문의 '한라산 관음사' 편액

 

 

근래에 조성된 석조석가모니불 좌상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성도후 다섯 비구에게 첫 설법을 하며 취한 전법륜인(轉法輪印)의 수인이다. 앉아서 오른손은 설법인을 맺고 왼손은 엄지와 중지를 붙여 동그라미를 만들어 오른손을 받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예가 많지 않다.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양 옆 돌 좌대위에 나란히 정좌하고 계시는 부처님! 마치 부처님 터널을 들어가는 기분인데, 작은 구멍이 총총이 난 부처님을 보는 순간 저절로 두 눈이 크게 떠진다. 갑자기 한번도 보지 못했던 검은색으로 단청을 한 부처님을 한 분도 아닌 여러분을 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자랑하는 삼다(三多)는 여자와 돌과 바람이다. 제주도의 돌은 여느 육지의 돌과 다른 현무암인데, 흐르던 용암이 그대로 곧장 식어 굳어버린 돌이라서 몸에는 많은 구멍이 나있다. 제주도 관음사의 부처님이 바로 이 현무암으로 조성되어 있다. 그래서 온몸이 황금빛이 아닌  검은색을 띠고 있으며, 가사 또한 구멍이 뚫린 것을 걸치고 계신 것이다.

 

                     

 

현무암으로 조성된 부처님 모습

 

 

 

천왕문(天王門)은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외호신 사천왕을 모신 전각이다. 원래 사천왕은 고대의 인도종교에서 숭앙했던 귀신들의 왕이었으나, 석가모니에게 귀의하여 부처님과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좌대는 담장 따라 일자로 이어져 있지만, 천왕문에서 경내까지는 부처님마다 원형의 좌대에 독립적으로 봉안되어 있다. 좌대 또한 현무암으로 검은색을 띠고 있고 원형의 좌대는 제주도 고유의 방사탑을 모방하고 있는데, 방사탑은 사악한 기운을 막기 위해 제주도 사람들이 세운 탑 종류중 하나이다.

 

 

 

해월굴(海月窟) : 이 토굴은 관음사를 창건한 안봉려관 스님이 관세음보살의 선몽에 의하여, 1908년 10월부터 3년간 기도 정진한 토굴이다. 관음사 창건 당시부터 3년간 기도정진을 통하여 관음사 도량이 많은 중생을 제도할 수 있는 유명한 성지(聖地)가 될 것을 확신하였다고 한다.

 

 

관음사 전경

 

 

4・3사건 때 불타버린 것을 1969년에 재건한 건물로서 정면 3칸, 측면 3칸에 겹처마 팔작지붕이고, 공포는 다포식인 대웅전이다. 

 

 

아미타불을 모신 전각이다. 육계는 원형이며, 얼굴은 둥글고, 코가 오똑하고 입술은 얇고 두 귀는 길게 늘어져 있다. 우견편단의 어깨는 둥글고 완만하며 옷주름은 사실적으로 표현되었으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준다. 무릎 위의 수인은 항마촉지인이다. 왼쪽의 관세음보살은 왼손으로 꽃봉우리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긴 가지의 끝부분을 받쳐 들고 있다. 오른쪽의 대세지보살도 손의 좌우만 바뀐체 같은 모습이다.

 

 

                     

 

대웅전 삼존불 좌측에는 관세음보살을 봉안하였고, 머리에는 화려한 보관을 쓰고, 얼굴은 약간 둥근 편이며, 결가부좌한 양 무릎위로 흘러내린 천의는 형식적이고. 수인은 아미타인을 취하고 있다.

 

 

 

하단(영가단)에 모셔진 '반야용선극락도' : 반야용선 극락도는 화면의 가운데에 반야용선이 있으며 뱃머리에는 영가를 맞이해 안내하는 인로왕보살(引路王菩薩)이 서있고, 반야선에 올라탄 중생들은 부처님의 설법으로 교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우측에서는 지장보살이 서서 지켜보고 있다.

좌측에는 아미타 부처님이 중생을 마중하고 있으며, 그 옆에는 협시보살로 대세지, 관세음보살이 서서 지켜보고 있다.  그 옆에는 천녀들이 극락으로 오는 중생들을 기쁘게 맞이하며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중단의 신중탱

 

 

지장보살을 모신 지장전과 신위(神位)와 유골(遺骨)을 봉안하여 천도(薦度)하고 제사를 지내는 시설인 봉령각이 함께 있는 건물이다.

 

 

삼성각(三聖閣) : 제물을 주는 산신, 자식과 수명을 관장하는 칠성, 복락을 선사하는 독성은 인간의 복을 관장하는 신들이다. 칠성여래, 독성(나한), 산신을 함께 모신 전각을 삼성각이라고 한다. 불교 고유신앙이라기 보다는 도교나 토착신앙이 불교에 유입된 경우이다.

 

 

 

미륵부처님 :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수기를 받아 미래 세상에 출현하실 석조미륵불좌상이다. 미륵부처님께서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후 56억7천만년(도솔천의 수명을 인간세상의 시간으로 계산한 것인데, 경전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다) 뒤 인간의 수명이 점점 늘어나 8만4천세가 될 때(탐욕과 질투가 없으며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는 전륜성왕이 다스리는 평화로운 시기)에 사바세계에 내려오셔서, 화림원(花林園)의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시고, 3회의 설법(용화삼회)를 열어 아직도 제도하지 못한 272억명을 교화하신다고 한다.

 

 

 

 

 

한라선원 : 스님들이 자신의 참모습을 찾기 위해 수행정진하는 곳이다. 선원에서는 안거(安居)라고 하여 여름과 겨울에 3개월씩 기간을 정하여 수행을 하는데, 음력 4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를 하안거, 10월 15일부터 1월 15일까지를 동안거라 하고, 이 기간중에는 일체 외출을 금한체 수행에만 전념하며, 일정기간 잠을 자지 않고 용맹정진하기도 한다.

 

 

근래에 조성된 석조관세음보살상 

 

 

석조문수보살좌상 : 주로 석가모니불의 좌협시로 봉안되며, 석가모니의 지혜를 상징한다.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쥐거나 왼손으로는 연꽃을 지니기도 한다. 연화대에 올라 있거나 사자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석조보현보살좌상 : 석가모니불의 우협시로서 석가모니의 수행과 행원을 상징한다. 손에는 연꽃을 쥔 모습이거나 합장한 모습이다. 연화대에 올라 있거나 코끼리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즉,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은 부처님이 지닌 대표적인 두 힘을 형상화한 것이다.

 

 

 

제주사찰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것이 연못에 있는 방사탑이다. 이 방사탑(防邪塔)은 말 그대로 사악한것을 막는 탑으로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형식이다.

 

 

 

관음사 도량을 중심으로 사방의 주변 일대에 크고 작은 경계참호와 부대 숙영시설을 설치하였는데, 그 때의 유적들이 보존되어 4.3사태시 제주의 참극이자 민족의 비극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