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백의 사찰이야기
사찰이야기5 - 백양산 선암사 본문
백양산 선암사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암 3동 628번지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 말사이며, 신라 문무왕 15년(675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원효대사(元曉大師)가 백양산 정상에 서서 낙동강 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장관을 보며 창건했다고 하여, 처음 이름은 견강사(見江寺)였는데, 절의 뒷산 절벽 바위에서 신라의 국선(國仙) 화랑들이 수련하였다고 하여 선암사(仙巖寺)로 부르게 되었다.
선암사가 위치한 당감(堂甘)은 본래 제의(祭儀)를 올리는 신성한 곳으로 당(堂)은 신(神)이 내리는 신성한 나무(堂上樹)를 모시는 집이고, 감(甘)은 감로수(물)를 뜻한다. 선암사 약수가 유명한 것도 여기로부터 연유하였다. 선암사기(仙巖寺記)에 의하면 고려말에 왜구들이 불상을 약탈해 가서 절을 짓고 불공을 드렸는데, 재앙이 잦아지면서 비명으로 목숨을 잃는 자가 많아지자 그 불상을 다시 배에 실어 웅천(지금의 진해시 웅천동)으로 보내져 성흥사에 모시고 있다가 현재의 극락전으로 모시게 되었는데, 기도를 올리면 영험이 수승하다고 한다.
조선 성종 14년(1483년)에 각초선사가 중창하였고, 선조 원년(1568년)에 신언, 숙종(1718년)때는 선오스님이 중수하였고, 근세에 와서는 선지식으로 유명한 혜월선사, 석암스님이 주석하시면서 부터 지금의 사격(寺格)을 갖추게 되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극락전, 명부전, 관음전, 조사전, 칠성각, 산신각, 요사채, 종각이 배치 되어 있는 극락정토 도량이며. 최근에는 용왕단 불사를 하여 용왕님을 모셔 놓았고, 석축 위의 동백나무가 매우 수려하다.
일주문의 계단을 오르기전에 왼편 바위에 새겨진 선암(仙巖)
일주문과 일주문으로 오르는 계단
일주문의 좌우 기둥에는 '신광불매만고휘유(神光不昧萬古徽猷)'와 '입차문래막존지해(入此門內莫存知解)' 라는 서산대사가 지은 '선가귀감'에 나오는 구절을 쓴 주련이 걸려있다. '거룩한 빛은 어둡지 않아 만고에 빛나도다. 이 문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세상의 알음알이는 두지 마라' 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주련에서는 輝(빛날 휘)가 아닌 徽(아름다울 휘)자이므로 '빛나도다가 아닌 아름답도다'로 풀이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선암사 전경
대웅전 : 대웅이란 법화경에서 석가모니를 '위대한 영웅' 즉 대웅이라 하는데서 유래된 부처님의 덕호이며, 대웅전이란 천지간의 대웅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셔 놓은 집이란 뜻이다. 격을 높여 대웅보전이라고도 한다. 건물의 양식은 정면 3칸, 측면 3칸, 겹처마에 팔작지붕이고, 공포는 다포식이다. 건물의 외벽에는 심우도가 그려져 있다. 심우도는 인간의 본성을 찾아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목동이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해 그린 선화(禪畵)로, 그 과정을 10단계로 구분하고 있어 십우도 또는 목우도(牧牛圖)라고도 한다.
대웅전에는 우견편단의 가사에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취한 석가모니 부처님을 중심으로 좌협시에는 부처님의 지혜(智慧)를 상징하는 문수보살이고, 우협시는 수행과 행원(行願)을 상징하는 보현보살이 함께 모셔져 있다. 이는 모든 구도자들이 지혜와 행원에 의지하여 해탈의 길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준다. 연꽃은 중생이 본래 갖추고 있는 불성을 상징하는데, 문수보살이 들고 있는 연꽃봉우리는 불성이 번뇌에 물들지 않고 장차 피어나 성불할 것을 상징한다. 보현보살이 들고 있는 활짝 핀 연꽃은 불성이 드러나 성불하였다는 뜻을 나타낸다.
닫집은 본존불 위에 설치되는 장식물로서 불단과 함께 부처님의 공간을 엄숙하게 만든다. 닫집은 섬세하고 화려한 구조로 꾸며지며 용, 연꽃, 비천, 봉황 등의 장식물에 의해 장식 효과가 더욱 증대된다. 이처럼 닫집을 장식하는 것은 결국 닫집 아래에 있는 불보살을 영성이 충만한 신비스러운 존재로 승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대웅전 어간문 위의 용두인데, 대개의 사찰 법당들은 밖에는 용두(龍頭)를 두고 있으며, 안에 용미(龍尾)를 두거나 법당 뒤쪽 공포에 용미를 두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법당을 반야용선의 선실로 상징화 하기 위한 묘책이다. 그리고 용은 여의주를 물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는 것이 보통이나, 공주 마곡사 대광보전 기둥의 용두처럼 물고기를 물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용이 물고 있는 물고기는 여의주와 같은 성격을 지닌다.
대웅전 문에 주화 형태로 장식된 빗꽃살문
대웅전 출입문 아래에 있는 귀면상 장식물이다. 귀면상은 외부로 부터 오는 사악한 자와 나쁜 기운을 막아 법당을 보호하며 내부 공간을 신성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범종각 : 범종각은 일반적으로 불이문과 동일선상에 위치하고, 법당쪽에서 볼때 오른쪽에 위치한다.
명부전 앞에 종각이 있고, 안에는 1996년에 조성한 범종과 법고, 목어, 운판이 걸려 있다.
범종 : 범종에는 비천주악상이 새겨져 있는데 이것은 욕망을 제압하고 , 불이(不二)의 경지까지 힘들게 올라온 구도자를 환영하며 하늘의 천인들이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범종각이 불이문과 동일 선상에 서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범종은 조석예불과 사찰에 큰 행사가 있을 때 사용하는데, 아침에는 28번을 저녁에는 33번을 울린다. 범종을 치는 이유는 천상과 지옥 중생을 구제하기 위함이다.
운판 : 운판은 청동 또는 철로 만든 구름 모양의 넓은 판으로 판위에 보살상이나 옴마니반메훔의 진언을 새기기도 하고, 가장자리에는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조각하기도 한다. 원래 중국의 선종사찰에서 부엌에 달아 놓고 대중에게 끼니때를 알리기 위해 쳤다고 한다. 구름 모양으로 만든 것도 구름이 비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부엌에 걸어 두어 화재를 예방하고자 함이다. 지금은 불전사물로 공중을 날아 다니는 날짐승을 제도하고 허공을 떠도는 영혼을 제도하기 위해 친다.
목어 : 목어는 나무를 깍아서 물고기 모양을 만들고 배부분을 파내어 두 개의 나무 막대기로 두드려 소리를 낸다. 목어는 중국에서 유래되었으며,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선종에서 사찰규범의 지침서로 삼았던 "백장청규"에 의하면 물고기는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도 자지 않고 열심히 정진하라는 뜻으로 목어를 만들었고, 물속에 사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친다.
법고 ; 법고는 '법을 전하는 북'이란 뜻이다. 법고 몸통은 나무로 구성하고, 양면에는 음양의 조화를 맞추어야 좋은 소리를 낸다고 하여 암소와 수소의 가죽을 부착하여 만든다. 법고는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며 축생의 제도를 위해 예불때 가장 먼저 친다. 두개의 북채로 마음 ‘心’자를 그리면서 두드린다.한마음이 미혹하면 곧 중생이요, 한마음 깨달으면 곧 부처이니 마음의 눈을 뜨라는 의미에서 ‘心’자를 그리면서 치는 것이리라. 새벽 예불때는 음양설에 의해 양에 해당하므로 수소가죽 쪽을 치고, 저녁 예불때는 음에 해당하는 암소가죽 쪽을 친다고 한다.
관음전 : 불교의 자비사상을 상징하는 관세음보살을 부속전각에 모셔놓은 법당을 관음전이라고 한다, 관세음보살을 주존불로 봉안한 경우에는 원통전 또는 원통보전이라한다. 속리산 법주사의 경우, 중심 법당이 대웅보전이고, 관음보살을 모신 법당은 원통보전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정면 5칸, 측면 3칸에 팔작지붕의 건물로, 최근에 지은 건물이다. 관음전 내에는 1999년에 조성한 목조 관음보살좌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주위에 대나무 등을 장식한 수월(水月) 관음좌상이다. 금색이 화려하고, 주위에 장식된 조경 등으로 인하여 매우 독특한 느낌을 주고 있다.
맞배지붕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를 하고 있다. 외벽에는 중국과 우리나라 고승들의 일화를 그림으로 표현한 벽화를 그렸다. 벽화에 표현된 고승은 구지화상(俱紙和尙), 용파(龍坡) 스님, 희운선사(喜運禪師), 무학대사(無學大師)와 태조 이성계(李成桂), 구다라 존자 등이다.
안에는 최근에 조성한 지장보살좌상과 좌우 협시로 도명존자·무독귀왕, 그리고 시왕상 10위와 인왕상 2위가 봉안되어 있다.
관음전에서 극락전으로 오르는 돌계단이다. 십몇년 전에 이곳을 오르다 뒤돌아본 경치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는데, 그 이후에도 그순간을 잊을 수 없어서 본인이 선암사의 불자가 된 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팔작지붕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로 대웅전 뒤쪽에 자리한다. 안에 있는 현판에 1961년에 중수한 기록이 있으므로 그 이전에 창건되었음을 알 수 있으나 조선시대까지는 올라가지 않는다. 외벽에는 대웅전과 마찬가지로 심우도 10폭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극락은 지극히 즐겁다는 말이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 서쪽으로 십만억 국토를 지난 곳에 있는 서방 극락정토의 주재자이신 아미타 부처님을 모신 전각이다. 주존불인 아미타불은 구품인의 수인이고, 가사는 양어깨에 걸친 통견의 모습이다. 좌우협시로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봉안되어 있다. 그리고 선암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2008년 10월 30일 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재로 지정예고되었는데,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불상내부에 들어있던 책자형 경전과 향 등의 복장유물은 제작연대와 참여한 화원(畵員)의 이름이 기록돼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팔작지붕에 정면과 측면 각 1칸씩의 규모를 하고 있다. 전각 외부에는 백장선사(百丈禪師), 강원도 철원 석대암(石臺庵), 해주 속명사(續命寺) 중창에 얽힌 이야기 등 역대 고승과 사찰 창건에 얽힌 고사를 그림으로 표현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안에는 1975년에 조성한 칠성탱이 봉안되어 있다.
칠성은 원래 도교신앙과 깊은 관련을 맺고 중국에서 형성된 다음 우리나라에 들어와 수명 장수신으로 불교에 수용되었다. 칠성각은 조선시대에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전각이다.
산신각
산신각은 산령각이라고도 부른다. 또는 삼성각을 두어 칠성, 독성과 함께 봉안하기도 한다. 본래 산신은 도교에서 유래한 신으로 불교가 전래되기 전부터 믿던 토속신인데, 토속신인 산신과 호랑이를 봉안한 전각이다. 불교에 수용되면서 사찰을 수호하는 외호신이 되여 사찰의 제일 위쪽에 위치한다. 그리고 산신각 안에는 호랑이와 산신상을 봉안하거나 산신탱화를 모시기도 한다. 산신 옆에는 호랑이도 함께 하는데, 보통 호랑이와 산신을 같다고 본다. 즉 호랑이가 의인화된 것이 바로 산신이라는 것이다. 소나무는 하늘과 땅의 뜻을 교통(交通)하는 통로라고 한다. 또 동자가 천도봉숭아를 들고 있기도 한다. 즉 불교 바깥의 하근기 중생들을 불교속으로 끌어 들이기 위한 방편으로 건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사전 편액
조사전이란 조사스님 또는 사찰의 창건주, 중창주 스님의 공덕과 위업을 기리기 위해 부조상 또는 영정을 모신 전각이다.
조사전은 맞배지붕에 앞면과 옆면 각 1칸씩의 규모로 경내에서 가장 뒤쪽에 자리한다. 전각 외벽에는 두운선사(杜雲禪師), 포대화상(布袋和尙), 도림선사(道林禪師)와 백락천(白樂天), 부설거사(浮雪居士) 등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대 고승들의 일화가 벽화로 표현되어 있다. 안에는 최근에 조성한 조사도 한 폭이 봉안되어 있다.
최근에 조성된 용왕단
칠성각 앞 마당 사이에 석탑 부재가 놓여 있는데, 현재 옥개석 3개만 남아 서로 포개어져 있다. 각 옥개석의 층급은 4층인데, 양식으로 보아 통일신라 말기나 고려 초기인 10세기 무렵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탑 부재는 현재 비록 그 일부만 남아있지만 선암사 연혁의 일단을 말해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대웅전 뜰에 핀 매화
쉬어가고, 또 쉬어가는 곳이란 뜻의 찻집인 휴휴정(休休亭)에 들러 쉬면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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