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백의 사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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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백의 사찰이야기150 - 반달곰이 살고 있는 절집, 지리산 문수사

徐白(서백) 2016. 3. 20. 19:23

꽃샘추위와 함께 봄소식을 전하러 온 매화가 산촌마을을 아름답게 덮고 있는 3월 중순이다. 길가로부터 시작된 매화는 저 멀리 산비탈까지 온통 뒤덮은 매화세상이다. 국도변 따라 줄지어 선 벚나무 밑으로 개나리도 꽃망울을 피우기 시작하였고, 산촌의 돌담길 따라 산수유와 목련도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피어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역시 봄나들이의 으뜸으로는 섬진강변이다. 유홍준 교수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봄 풍경은 섬진강변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표현하였듯이 섬진강변길을 걷는 이유는 새봄맞이 나들이로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굽이굽이 산길따라 한참을 오르다 보면 지리산 중턱인 왕시루봉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문수골 문수사에 도착하게 된다. 이미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알려졌지만, 지리산 문수사는 가슴에 V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반달곰이 살고 있는 절로 알려져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문수사는 백제 성왕 25(서기 547)에 연기조사가 창건하였다. 그 뒤 원효대사, 의상대사를 비롯한 윤필, 서산, 소요, 부유, 사명대사 등 여러 고승들이 수행정진한 도량이라는 것이 문수사의 설명이다. 임진왜란 때 파괴됐던 것을 1980년대 중반에 복원했다. 문수사 절마당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풍광과 함께 저 멀리로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도 한폭의 동양화처럼 멋지다.(촬영일자 : 2015년 11월 15일)

 

절 주차장에서 문수사로 들어가는 초입의 모습(모든 사진은 지난해 11월에 담아둔 것임)

 

 

삼층목탑 모양으로 지어진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측 와불전(臥佛殿)에는 석가모니 부처님 와상(臥像)이 봉안되어 있고, 우측의 철창 안에는 반달곰이 갇쳐 있는 곳이다. 덩치가 엄청 큰 야생 반달곰을 좁은 철창안에 가두어 둔 것이 왠지 동물학대인 것 같아 안타깝다.

 

범종각 앞에서 본 대웅전의 모습 

 

건물의 양식은 목조 3층 건물에 정면 1칸, 측면 1, 겹처마이고, 기둥 위에 창방과 평방을 놓고, 그 위에 외삼출목, 내사출목으로 구성된 공포를 얹은 다포식 건물이다. 어칸은 단정한 4분합 빗살문을, 좌우 측면에도 여닫이문을 달았다.

 

 

대웅이란 법화경에서 석가모니를  위대한 영웅, 즉 대웅이라 하는데서 유래된 부처님의 덕호이며, 대웅전이란 천지간의 대웅이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셔 놓은 집이란 뜻이다.

 

대웅전 내부 측면에 모셔진 칠성탱이다. 원래 칠성신앙은 인간의 길흉화복과 수명을 별이 지배한다는 도교의 믿음에서 유래한 신으로 민간에 널리 신앙되었던 토속신이다. 중국에서 형성된 다음 우리나라에 들어와 수명 장수신으로 불교에 수용되었다.

 

칠성각은 조선중기 이후에 민간에 뿌리내리기 시작하였다. 중앙의 치성광여래는 금륜을 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고, 치성광여래를 중심으로 일광과 월광보살을 양협시로 하고, 상단 좌우에 칠여래, 하단 좌우에 칠원성군을 도설한 구도이다. 그리고 칠성탱의 향()오른쪽에는 남극노인성이 있는데, 이 노인은 아이의 수명을 관장하는 신이다.

 

범종각(梵鐘閣)

 

와불전에 모셔진 석가모니 부처님의 모습

 

문수암(文殊庵) 편액이 걸려 있는 건물이지만 문수사의 요사채로 사용하는 당우인듯 하다.

 

와불전 앞에서 본 문수암 전경

 

문수암 뒤쪽에 위치하고 있는 문수전

 

문수전에 봉안된 문수보살좌상이다. 석가모니불 혹은 비로자나불의 좌협시로서 부처님의 지혜를 상징한다.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쥐거나 왼손으로는 연꽃을 지니기도 하지만, 이곳 문수전의 문수보살은 설법인의 수인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수사 또는 문수암이라는 이름의 사찰은 바로 문수신앙을 중심으로 하는 절이다. 또 문수전도 문수신앙을 나타내는 전각이다. 이런 문수신앙은 신라의 고승인 자장율사에 의해서 중국으로부터 도입되었다.

 

 

삼성각(사진-1) 

 

삼성각(사진-2) 

 

삼성각(사진-3) 

 

은초(隱樵) 정명수(鄭命壽, 1909 ~1999) 선생의 필적인 성각(三聖閣) 편액이다. 은초 정명수는 경남 진주에서 활동한 서예가이다. 

 

삼성각에 모셔진 산신상 

 

대웅전 뒤쪽 언덕에서 본 문수사 전경 

 

고봉선원과 방장실로 올라가는 길 

 

고봉선원 아래쪽에 위치한 방장실(方丈室) 건물 

 

고봉선원(高峯禪院) 전경이다. 사찰의 선원은 스님들이 자신의 참모습을 찾기 위해 수행정진하는 곳이다. 선원에서는 안거(安居)라고 하여 여름과 겨울에 3개월씩 기간을 정하여 수행을 하는데, 음력 415일부터 715일까지를 하안거, 1015일부터 115일까지를 동안거라 하고, 이 기간중에는 일체 외출을 금한체 수행에만 전념하며, 일정기간 잠을 자지 않고 용맹정진하기도 한다.

 

 

가슴에 V자 모양의 흰 띠가 선명한 반달곰의 모습(경내에 걸려 있는 사진 캡처) 

 

 

빨간색 철창 안에는 두 마리의 반달곰이 사육되고 있다. 이 반달곰으로 인해 사찰의 재정은 넉넉해질지 모르겠지만, 살생을 금지하고 자비와 사랑을 강조하는 사찰에서 동물 학대 행위를 하고 있는 듯하여 무척 마음이 불편하다. 하루 속히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반달가슴곰(반달곰)은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몸 전체가 광택 있는 흑색이며 앞가슴에는 반달 모양의 V자형의 큰 흰무늬가 있다. 반달 모양의 흰무늬는 변이가 심하여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으며, 희소하지만 흰무늬가 전혀 없는 개체도 있다.(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