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백의 사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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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이야기

사찰이야기64 - 지리산 대원사

徐白(서백) 2011. 7. 26. 21:49

  경상남도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2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지리산 대원사(大源寺)는 548년(진흥왕 9) 연기조사(緣起祖師)가 창건했다. 창건 당시의 이름은 평원사(平原寺)였으나 임진왜란 때 전부 불타버렸다.그 뒤 1685년(숙종 11) 당시 선걸(禪傑)로 일컬어지던 회암 운권(雲捲) 선사가 덕산의 불장암(佛藏庵)으로부터 제자들을 데려와 평원사 옛터에 사찰을 중창하여 대원암(大源庵)이라 하고 천광루(天光樓)를 지어 여기에 선불간경도량(禪佛刊經道場)을 개설하여 영남 제일의 강당이 되었다.1724년(경종 4) 담암 태흠 선사가 사리탑을 보수하였고, 1870년 고종 때 구봉 혜은(慧昕) 선사가 조사당을 보수하고, 방장실을 짓는 등 전각과 누각을 중건하였고, 이 때 절 이름을 대원사로 바꾸었으며, 좌선과 간경으로 선교(禪敎)를 주창하여 전국의 수행승들이 구름처럼 모여 대법회를 갖기도 하였다.

 

근대에 와서는 1914년에 불이 나 절 전체가 불탔다. 만하 영태 주지스님과 50여 명의 스님들이 중창을 서원하여 1915년 3월에 중창불사를 시작하여 1917년 불사를 완료하였으며, 모두 12동 건물에 184칸 규모의 대가람을 이루었다. 현대에 와서 1948년에 일어난 여순반란 때 진압군에 의해 전부 불타버렸고, 이어 벌어진 6.25전쟁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 그 뒤 1955년에 법일(法一) 비구니 스님이 주지로 와서 탑전을 짓고 중창을 서원하고, 어려운 여건 아래 한 채 두 채씩 전각을 지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대원사는 현재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본사 해인사의 말사이며, 경상남도 양산의 석남사, 충청남도 견성암, 경상남도 청도 운문사, 경상북도 김천 청암사 등과 더불어 대표적 비구니 수행도량으로 알려져 있다. 지정문화재로는 보물 제1112호 구층석탑을 비롯하여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361호 신중탱(해인사박물관에 보관),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362호 반자(해인사박물관에 보관) 등이 있다.

 

 

대원사로 들어가는 길은 깊은 계곡과 함께 금강송이라 불리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입구에는 최근에 세운 웅장한 일주문이 있고 여기에 "방장산대원사(方丈山大源寺)" 편액이 걸려 있다.

 

 

"방장산대원사(方丈山大源寺)" 편액이 걸려 있는 이 건물은 봉상루(鳳翔樓)인데, 대원사 경내의 출입문 역할을 하는 누각으로, 팔작지붕에 앞면 3칸, 옆면 2칸에 2층으로 되어 있다.

 

 

대웅전 마당에서 본 봉상루(鳳翔樓)

 

 

 건물양식은 정면 3칸, 측면 3칸, 겹처마에 팔작지붕의 다포식(多包式) 건물이다. 어칸의 창호는 솟을빗살창 모양의 사분합 여닫이문을 달았고 양쪽의 협칸은 빗살창의 사분합 여닫이문을 달아 놓았다. 내부의 바닥은 마루를 깔고 천정은 우물반자로 마감하였다.

 

 

  대웅전 내의 수미단에는 석가모니를 주존불로 모시고, 입상의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좌우협시로 시립하고 있다. 후불탱은 영산회상도를 봉안하였는데, 화면 중앙에는 우견편단에 결가부좌를 하고 항마촉지인을 한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셨고, 좌우로는 8보살을 배치하였다. 본존불을 중심으로 위쪽에 두 분의 화신불(분신불)을 비롯하여 10대 제자와 신중들을 묘사하였으며, 양쪽에 사천왕도 그렸다. 이 외에 신중탱과 칠성탱 등도 함께 모셔져 있다.

 

 

 

  보물 제1112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구층석탑은 646년(선덕여왕 15) 자장 율사가 중국에서 이운해 온 부처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해 세웠다. 오랜 세월 속에 탑신이 기울어 조선시대에 중건되었고, 최근에는 1972년에 보수되었다. 탑의 양식은 이중기단 위에 옥개석이 8개 놓여 있고, 상층 기단 네 면에 풍탁(風鐸)이 달려 있다. 상륜부에는 복발과 찰주가 있다. 조선시대에 1724년(경종 4)과 1784년(정조 8)에 각각 수리하면서 사리 72과를 얻었는데, 근래에 탑을 다시 정돈하면서 58과의 사리를 확인하고 3층, 5층, 7층에 나누어 봉안하였다.『조선불교통사』"불조유골동래설"에 의하면 지리산에 3대탑이 있으니, 대원사 탑이 동탑이요, 법계사 탑이 중탑이며, 구례 화엄사 삼층석탑이 서탑인데 1년에 두 차례씩 세 탑에서 각각 나온 서광(瑞光)이 허공에서 만나 오색무지개 빛을 비춘다는 기록이 있다.

 

 

 불교의 자비사상을 상징하는 관세음보살을 봉안한 원통보전은 팔작지붕에 앞면과 옆면 각 3칸씩의 규모로, 대웅전 오른쪽에 있다. 대웅전과 비슷한 시기(1950년대 후반)에 지어져 대웅전과 더불어 현재 대원사에서 가장 오래된 불전으로 꼽힌다. 안에는 금동 관음보살좌상과 백의관음보살탱, 그리고 신중탱이 봉안되어 있다.

 

 

근래에 지어진 건물로 현재 요사채로 사용하고 있다.

 

 

 지장보살을 봉안한 법당으로 명부전, 지장전 또는 시왕전이라고 한다. 지장보살은 지옥중생을 다 구제한 다음 부처님이 될 것을 서원한 보살로서, 아주 큰 서원을 세웠다하여 대원본존이라고도 한다. 지물은 대개 육도를 상징하는 육환장을 짚고 있다. 부처님 입멸후에 미륵불이 나타날 때까지의 무불(無佛)시대에 육도 중생을 제도할 것을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부촉받은 보살이다. 좌우협시로는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그리고 열 분의 명부시왕을 두고, 각 시왕상 앞에는 시중을 드는 동자를 배치한다. 이외에도 판관 2명, 녹사(錄事) 2명, 문 입구에는 금강역사 2명 등 모두 29구의 존상을 갖추게 된다.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1,3,5,7,9의 홀수 대왕, 오른쪽에는 2,4,6,8,10의 짝수 대왕이 배치된다. 후불탱화로는 대개 지장탱화, 지장10왕도, 시왕지옥도 등을 모신다.

 

 

 

 

 

 원통보전 뒤쪽에 자리하고 있는 산왕각(山王閣)은 근래에 지어진 건물이다. 안에는 산신상과 산신탱이 봉안되어 있다. 세계 공통으로 천신이 남성이고, 지신(地神)이 여성인데 우리나라에서만 지신인 산신이 대개 할아버지상으로 묘사되는데, 이곳 대원사 산왕각에는 특이하게도 산신상과 산신탱이 여인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데, 지리산 산신인 성모(聖母)를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