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백의 사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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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쉬지 않고 정진하며 이룬다.

徐白(서백) 2009. 2. 7. 03:41

        

 

 

김춘식 / 쉬지 않고 정진하며 이룬다

몇 해 전 늦가을 어느 날이었다. 경북 영주의 봉황산 자락에 있는 부석사(浮石寺)에 답사를 간적이 있다. 신라 문무왕 16년(676년)에 의상대사가 왕의 뜻을 받들어 창건한 화엄십찰 중의 한 곳이며 천년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부석사! 경내에 들어서서 천왕문을 지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바로 범종각이다.

평소에도 건축에 관련된 사람들이 감탄해 하면서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날도 어느 때와 같이 불교 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온 답사객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무심히 그들을 뒤로하고 무량수전에 올라 참배하고 부속 전각들을 둘러본 후 내려오는 길에 종각에서 그 일행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조용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는데 건축분야에서는 전문가인 일행들이었지만 불교교리나 사찰문화에 대해서는 좀 안타까운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아! 그래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웠고 불법홍포에 신명을 바칠 것을 다짐하며, 열심히 노력해 왔지 않는가?” 범종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알음알이를 설명해 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 일행들에게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단에 소속되어 있는 사찰문화해설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포교사라는 본인의 신분을 밝힌 후 범종에 대해 불교적인 교리를 대비시켜 설명해 나갔다. 화엄종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범종과 불이문이 동일 선상에 위치하고 법당쪽에서 볼때 오른쪽에 위치하는 이유, 또한 새벽과 저녁 예불시 타종의 의미, 도리천과 타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에 관한 이야기, 용뉴 그리고 유곽과 유두, 비천상 등에 관하여 차근차근 불타의 가르침을 인용해 상세한 설명을 해주었더니 아주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열렬한 박수로 화답을 했다.

 

사찰문화해설팀서 활동하며 ‘보람’   이 세상을 불국토로 만들 원력 세워

“지금까지 수많은 사찰답사를 다녔지만 그냥 지나치던 별것 아닌듯한 범종에 이토록 심오한 뜻과 지혜가 담겨 있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또한 전국의 각 사찰에서 불교 문화재들을 해설해 주는 포교사가 있다는 것도 오늘 비로소 알았습니다”고 거듭 고마움의 인사말을 건넸다.

목조 건축물에 대한 답사를 왔다가 덤으로 우리 선조들의 손길이 살아 숨쉬는 소중한 불교 문화재에 대한 맛을 느끼고, 불교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고, 사찰 답사를 하면서 불교의 참 모습을 보고, 그 사람들이 발심하여 부처님께 귀의해 신심이 있는 불자가 된다면 그 또한 우리들의 불교문화재 해설활동으로 얻어지는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감동을 생각하면 포교사가 된 것에 대한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

 

“쉬지 않고 계속하면 마침내 이루어진다. 저 시냇물이 흘러 흘러 마침내 바다로 가듯” 하는 법구경의 말처럼 사찰문화해설팀에서 활동하는 전국의 포교사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그 활동에 대한 철저한 사전 계획과 준비를 한 후, 탐방객들에게 어떻게 접근하여 어떤 설명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포교일선에 나선다면, 사찰을 찾아 오는 수많은 탐방객들이 우리 포교사들에게는 포교의 황금어장이 될 것이다.

언제나 청정한 믿음과 전법의 원력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일체 중생이 다 함께 성불의 길로 가는데 앞장서는 포교사가 되어 이 세상을 불국토로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

김춘식 / 부산경남지역단 부단장 
                                         포교사 칼럼 - [불교신문 2415호/ 2008년 4월 5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