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백의 사찰이야기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목조광배 / 경북 봉화 본문

불상,마애불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목조광배 / 경북 봉화

徐白(서백) 2012. 6. 9. 21:32

 

녹음이 우거진 숲 속의 푸른 잔디 위에 앉아 내가 좋아 하는 책이라도 읽으며 쉬고 싶은 6월의 첫 일요일. 하지만 평소에 자주 참석하지 못했던 칠불산악회 산행에 동참하였다. 그런데 축서사에 도착하고 보니 정말 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서사 보광전에 봉안된 비로자나불과 광배, 석조좌대, 천정에 그려진 선신, 닫집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용을 보며 보광전을 수차례 들락거리며 쳐다보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발길을 돌린 축서사였다. 

 

불교에서 연화장 세계(蓮華藏 世界)란 연꽃에서 출생한 세계, 또는 연꽃 속에 담겨있는(含藏,함장된) 세계라는 뜻으로 이상적인 불국토(佛國土)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로 연화장 세계의 교주이신 청정법신 비로자나 부처님이 보광전에 모셔져 있다. 비로자나 부처님은 법신불인데 법신이란 ‘진리 그자체’라는 뜻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 겹처마에 팔작지붕의 건물이며 창호는 띠살창으로 어칸은 4분합문, 협칸은 2분합의 문을 달았다. 보광전(普光殿)이란 당호를 가진 법당은 우리나라에서 그 예가 드물다. 보광전(普光殿)은 원래 고대 중인도 마가다국 보리도량에 있었다고 하는 불전의 이름이다. 부처님께서 화엄경을 설하는 아홉 번의 법회(7처9회) 가운데 2회, 7회, 8회가 보광법당회로 이루어졌는데, 아마도 보광전이란 이름이 여기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비로자나 부처님의 수인은 지권인이라고 하는데, 오른손으로 왼손 검지를 말아 쥐고있다. 가끔 왼손이 위로 가고 오른손이 아래로 가는 경우도 있다. 오른손은 부처님의 세계요, 왼손은 중생세계를 표현하는데, 부처와 중생, 깨달음과 어리석음이 둘이 아님을 나타내며, 진리의 몸으로 중생세계를 감싸고 있음을 뜻한다.

 

 

 

불신(佛身)은 곧고 반듯한 어깨, 넓은 가슴, 넓게 벌린 무릎과 함께 현실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분명하며 통견(通肩)의 법의는 몸에 밀착되어 신체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으며, 평행계단식 옷주름은 지권인(智拳印)을 결한 양쪽 팔에 걸쳐 양쪽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축서사 보광전에 봉안된 비로자나불좌상과 석조좌대, 부광배(附光背)는 '보물 제995호 봉화 축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목조광배(奉化 鷲棲寺 石造毘盧遮那佛坐像 및 木造光背)'로 지정되어 있는데, 비로자나불좌상의 뒤쪽의 아름다운 광배(光背)는 조선시대에 나무로 만들어진 것으로 광배에는 李健鎬(이건호)라는 글씨가 붓글씨로 써져 있다. 목조광배(木造光背)의 화려한 아름다움과 석조비로자나불의 고고함이 함께 어우러져 참배자들에게 신심이 절로 일어나게 한다.

 

 

 

무릎사이의 옷주름은 다른 불상에서와는 달리 물결식의 주름으로 표현된 특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것은 평행계단식 옷 문양과 함께 9세기 후기 불상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비로자나불좌상이 봉안되어 있는 석조대좌(石造台座)는 신라하대에 유행한 8각대좌로서 하대석(下台石)에는 8각에 사자1구씩을 양각했으나 마루판 아래에 묻혀있어 볼 수 없다. 중대(中臺)에는 공양상과 합장한 인물상이 부조(浮彫) 되어 있고, 상대석(上臺石)에는 화문(花紋)과 연화문(蓮華紋) 등이 조각되어 있다. 비로자나불과 부광배(附光背)와 함께 보물 제995호로 지정되어 있다.

 

 

석조좌대의 중대(中臺)에 새겨진  공양상과 합장한 인물상

 

 

비로자나불좌상 위에 나무로 조각된 용(龍) 모양의 닫집이다. 용의 모습이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보는이로 하여금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별지화 - 대들보에 그려진 용

 

 

보광전 천정은 봉황(鳳凰)을 타고있는 선신(仙神)이 그려진 우물반자로 마감하였는데, 사찰의 천정 그림에서 흔치 않는 독특한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