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목탑

구황동 모전석탑지

徐白(서백) 2011. 10. 14. 21:40

 

 

 

 

 

 

 

 

 세상 끝까지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어 잊혀졌던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은 10월 초하룻날 경주를 찾았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옛 신라인의 체취가 베어있는 구황동 모전석탑지를 만나게 될 줄이야..... 수십년을 고향처럼 왕래하여도 몰랐던 유적지이다. 물론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아니니까 찾는이도 없는 한가로운 석탑지이다. 경주시 구황동 들판에 자리하고 있으며 안내 표지판에는 '구황동 모전석탑지(九黃洞 模塼石塔址)'라고 적혀 있다. 이 탑은 중국 벽돌탑을 본 떠 쌓은 분황사 탑(芬皇寺 塔)과 같은 것이었는데, 지금은 다 허물어지고 남,북 감실의 돌 기둥 2쌍만 남아 있다. 돌 기둥이 배치된 모양으로 볼 때, 원래 탑은 1변 길이 4.5m쯤 되는 크기로 첫 옥신(屋身, 탑신)을 쌓고 그 사면에 감실을 만들어 사방불을 모셔 놓은 형식이였음을 알 수 있다. 돌 기둥에는 인왕상(仁王像)을 새겼는데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우수한 조각 기법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 간 1쌍의 인왕상은 현재 고분관 입구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인왕상(仁王像)이란?

금강역사(金剛力士)라고도 하며, 여래의 비밀스런 사적을 알아서 오백의 야차신을 부려 현겁(賢劫) 천불의 법(法)을 지킨다는 두 신이다. 허리에만 옷을 걸친 채 용맹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대개 탑 또는 사찰의 문 양쪽을 지키는 수문신장(守門神將) 구실을 담당하는데, 보통 법당쪽에서 볼 때 사찰 문의 왼쪽에 밀적금강(密迹金剛), 오른쪽에 나라연금강(那羅延金剛)이 서 있다. 밀적금강은 손에 금강저를 들고 항상 부처를 호위하는 야차신이다. 밀적이란 붓다의 비밀스러운 사적을 들으려는 서원을 세웠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나라연금강은 코끼리보다 100만 배나 힘이 세다. 그러나 단순히 힘만 있는 신중(神衆)이 아니라 이들의 머리 뒤에는 커다란 원광이 있는데, 그것은 신성한 지혜가 깃들어 있음을 상징한다. 보통 입을 열고 있는 역사를 아금강역사, 입을 다물고 있는 역사를 훔금강역사라고 한다. 그의 자세로는 주먹을 쥐고 한 팔을 들어올리거나, 한 손으로 칼을 잡고 있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석굴암 입구의 금강역사상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