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범종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31호. 고창 선운사 천왕문 2층에 걸려 있는 선운사 범종(禪雲寺梵鍾)은 조선 후기의 범종으로 종신(鍾身)의 높이 103㎝, 구경(口徑) 93㎝이고, 견경(肩徑) 56㎝이며, 종을 매다는 고리인 용뉴를 포함한 전체 높이는 129㎝이다.
용뉴는 2마리 용(쌍두용,雙頭龍)으로 만들었다. 이 범종은 한국 범종의 특징인 소리의 울림을 도와주는 용통이 없는 대신, 종 윗면에 1개의 구멍을 뚫었고, 어깨부분에는 2줄의 선을 돌렸다. 선 안쪽으로 글씨를 새겼는데, 이 범종에는 음각된 ‘茂長縣禪雲寺大鍾重六百五十斤 嘉慶二十三年戊寅九月日 改鑄 都片手 嶺南 權東三 副 李命還…’이라는 명문이 있다. 이를 살펴보면 순조 18년(1818년)에 도편수 권동삼과 부편수 이명환에 의해 개주(改鑄)되었으며, 이때 선운사 주지인 처영(處英) 스님이 도감으로서 주조를 감독하였음을 알 수 있다.
몸체 중앙에는 3개의 돌출된 선을 둘러 위와 아래로 구분해 놓았다. 윗부분에는 꽃과 덩굴(연화당초문대,蓮花唐草紋帶)로 장식한 4개의 사각형 유곽대를 만들었고, 그 안에 가운데가 돌출된 모양의 유두를 9개씩 두었다. 유곽과 유곽 사이에는 두 손을 마주 잡은 채 서 있는 보살을 양각하고, 머리위로 8개의 작은 원을 만들어 원안에 범자(梵字)를 하나씩 새겨 넣었다. 3줄의 선 아래에는 42인의 이름으로 보이는 기록이 있고, 그 아래로 2줄의 선을 둘렀다.
이 종은 신라와 고려 종에서 보이는 유곽과 유두를 가지고 있지만, 용통이 없고 2마리 용으로 만든 용뉴, 몸체 가운데와 종 입구 위에 두른 횡선이 있는 조선 종의 모습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