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판, 편액

포덕섭중

徐白(서백) 2010. 3. 4. 23:08

 

 

지난 2월 21일 오랫만에 범어사에 갔다. 효문스님의 배려로 점심공양과 차담을 나누고 나오다가 출입문 위를 우연히 쳐다보았는데, 아뿔싸 지금까지 기회가 되어 여러번 주지실(住持室)을 다녀갔는데, 평소에 미처 보지 못했던 이 편액(扁額)의 글씨가 무엇을 뜻하고, 또한 "사람 人"자 3개가 합쳐진 이글은 무슨 한자(漢字)인지 정말 궁금하였다. 내가 너무 무식해서 알지 못한다고 자책하면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 보았으나 명쾌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 보름 가까이 찜찜해 하다가 오늘 존경하는 감성묵 원장님을 찾아뵙고 질문드렸더니 명확한 답변을 해주셨다. "사람 人"자 3개가 합쳐진 글은 "무리 衆"과 같은 "무리 众"이라고 하셨다. 이글은 예서체로 "포덕섭중(布德攝众)"이라고 읽으며, 그 뜻은 "큰 덕을 세상에 베풀어 중생을 거두어(두둔하여) 보살펴 준다"는 의미로 풀이해 주셨다. 아울러 관지(款識)를 보면 "菁南七三之作"이란 바로 청남(菁南) 오재봉(吳齋峯, 1908∼1991년) 선생께서 73세에 쓰신 글임을 나타내고 있다. 청남 오재봉 선생은 성파(星坡) 하동주(河東州, 1879∼1944년) 선생의 제자로서 경북 김천시 중산면 장전리에서 태어났으며, 1919년에 합천 해인사로 입산하여 출가를 하였고, 진주 의곡사 주지(住持)와 한국미협 부산지부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1991년 만83세로 타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