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이야기

서백의 사찰이야기183 - 천축국의 영축산과 비슷해서 붙여진 절이름, 천축사

徐白(서백) 2018. 4. 2. 12:44

도봉산 선인봉 남쪽 기슭에 위치한 천축사는 조선시대 명종 때 문정왕후가 화류용상(樺榴龍床)을 헌납해 불좌를 만드는 등 조선 왕실과 인연이 깊다. 깎아지른 듯한 만장봉(萬丈峰)을 배경으로 계곡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절집이며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조계사의 말사이다.

 

673(문무왕 13)에 의상이 만장봉 동북쪽 기슭에 있는 의상대에서 수도할 때 현재의 위치에 절을 창건하고 옥천암이라고 하였다. 그 뒤 고려 명종 때는 영국사를 창건한 뒤 이 절을 부속 암자로 삼았으며, 1398(태조 7) 함흥으로 갔다가 돌아오던 태조가 옛날 이곳에서 백일기도하던 것을 상기하여 절을 중창하고 천축사라는 사액(寺額)을 내렸다.

 

절 이름을 천축사라고 한 것은 고려 때 인도 승려 지공이 나옹화상에게 이곳의 경관이 천축국의 영축산과 비슷하다고 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474(성종 5) 왕명으로 중창하였고, 명종 때는 문정왕후가 화류용상(현재 대웅전 불단)을 헌납하여 불좌를 만들었으며, 1812(순조 12) 경학 스님이 중창하였다. 그 뒤에도 이 절은 영험 있는 기도도량으로 여러 차례 중수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원통전, 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고, 참선도량인 무문관(無門關)이 있다. 특히, 무문관은 근래에 세운 참선 정진처로서 부처의 설산(雪山) 6년 고행을 본받아 한번 들어가면 4년 또는 6년 동안을 면벽수행하는데, 방문 밖 출입은 일체 금지되어 있고 음식도 창구를 통하여 들여보내며 수행의 규범이 매우 엄하다.

 

산 아래에서 본 선인봉 전경.

 

'道峰山天竺寺'라고 쓴 편액이 걸린 천축사 일주문.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면 만나게 되는 금강문이다. 좌우에는  부조 형태의 석조금강역사상이 지키고 서 있다.

 

 

 

 

 

천축사 석담석가탑은 2016년 10월에 낙성식을 한 석탑으로, 경주 불국사 석가탑을 1/2 크기로 축소 제작된 것이다. 이 석탑은 중요무형문화재 이의상 석장과 김식경 명장이 만든 것이다.

 

 

 

 

 

석가모니불좌상에서 발견된 발원문에 의하면, 천축사 대웅전에 봉안되어 있는 삼존불상은 석가모니불과 제화갈라보살, 미륵보살이다. 석가모니불좌상은 상체가 약간 긴 듯하나 전체적인 비례가 적절하며, 통견식으로 법의를 착용하고 항마촉지인을 결한 채 가부좌를 취하고 있다. 약간 앞으로 숙인 머리에는 끝이 뾰족한 나발경계가 불분명한 육계, 원통형의 정상 계주와 반원형의 중앙 계주가 있다.

 

좌우의 제화갈라보살좌상과 미륵보살좌상은 얼굴 표정과 비례 등 전체적인 분위기가 석가모니불좌상과 같다. 두 보살상은 높은 화관을 쓰고 있으며, 통견식으로 법의를 착용하고 가부좌를 취하고 있다. 제화갈라보살좌상은 왼손을 어깨까지 들어 올려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있으며, 오른손은 배 옆에 두었다. 미륵보살좌상은 수인과 조형적인 특징이 제화갈라보살좌상과 같지만 오른손을 들고 왼손은 내린 모습이다.

 

석가삼존불을 중심으로 좌측(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아미타불좌상.

 

석가삼존불을 중심으로 우측(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지장보살좌상.

 

천축사 대웅전 신중탱의 모습.

 

천축사 비로자나삼신불도 - 이 불화는 상하로 구분되어 있는데, 상단에는 삼신불이 나란히 앉아있고, 하단에는 보살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삼신불은 중앙에 지권인을 취한 법신 비로자나불, 왼쪽(向右)에는 양손을 어깨높이로 들어 설법인을 취한 보신 노사나불, 오른쪽에는 항마촉지인의 수인을 취한 석가모니불이 자리하고 있다. 삼불은 모두 원형의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이 표현되어 있다. 

삼불 이외의 공간에는 4보살과 좌우에 시방제불, 그 아랫단에는 2보살과 범천 및 제석천이 삼불 사이에 배치되어 있다. 중앙 비로자나불의 무릎 좌우에는 가섭과 아난존자, 양 끝에는 보살이 시립하고 있다. 하단의 8보살은 모두 원형의 두광을 한 모습이고, 지장보살을 제외한 모든 보살은 동일한 모습의 화려한 보관을 쓰고 있으며 각기 지물(持物)을 들고 있다. 

화폭의 오른쪽 하단에'臣尙宮己酉生朴氏 尙宮己酉生金氏等○○奉爲 王妃殿下辛亥生閔氏玉體恒安聖壽萬歲'라 시주질이 기록되어 있어 상궁 박씨와 김씨 등이 명성황후 민씨(1851∼1895)를 위해 시주한 불화임을 알려주고 있다.

관세음보살좌상이 봉안되어 있는 원통보전.

 

 

독성각 건물과 독성각에 모셔진 독성과 독성탱.

 

 

산신각의 산신기도 인등의 모습이 특이하다.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해야 하나.....

 

 

 

 

 

 

 

천축사 비로자나삼신괘불도

비로자나삼신괘불도는 비로자나삼신불입상이 화면에 꽉 차게 그려진 구도이다. 중앙에 지권인을 취한 법신 비로자나불, 왼쪽에는 설법인을 취한 보신 노사나불, 오른쪽에는 화신 석가모니불이 배치되어 있다.

 

◆ ‘문이 없는 관문으로 불리는 무문관(無門關)

우리나라 선종에서는 수행자들에게 이중 삼중으로 관문을 만들어 놓고 이곳을 통과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 문에는 문이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열고 닫는 문이 아니다.  배척간두의 아스라한 낭떠러지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이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는 문 앞에 선 수행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무문관 수행은 깨달음을 증명하는 아주 독특한 방법이기도 하다.

 

 포토 및 글쓴이 : 서백 김춘식 - 위에 기술한 내용 중에는 불교신문, 한국의 사찰(대한불교진흥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 문화재청 등의 내용을 참고하여 작성한 글이 함께 포함되어 있음을 밝혀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