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백의 사찰이야기

전통 담장 이야기 - 서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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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담장 이야기 - 서백

徐白(서백) 2015. 8. 10. 15:47

 

순수한 우리 말인 담은 성곽이나 궁궐을 제외하고는 사람의 키를 넘는 경우가 드물며, 경계를 구분 짓고 시선을 차단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소담하고 인간적인 높이로 만들어졌다. 우리의 전통이 깃든 토속적이고 아름다운 담의 풍경을 통해 옛것의 정취와 또 다른 공간의 미학을 느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돌담 - 돌담은 흙으로 채우거나 줄눈을 넣지 않고 오직 자연석(장대석, 사괴석, 막돌)만으로 쌓은 담장을 말하며 돌각담이라고도 한다. 공기 흐름과 배수가 자유로워 동결에 의한 변형이 드문 담이다. 예전에는 서민들의 살림집 담 대부분이 주변에서 돌을 주워 쌓은 돌담이었으나 1970년대 새마을사업으로 많이 없어지고 근래에는 차츰 전통적인 살림집이 사라지면서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담장이 되었다. 돌담은 직선보다 곡선으로 쌓는 것이 쉽게 무너지지 않고 오래간다. 선조들이 담장을 직선으로 쌓을 줄 몰라서가 아니라 그런 지혜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와편담 - 토담을 쌓을 때 기와를 넣어 문양을 낸 담으로 기와를 온 장으로 쓰지 않고 반 정도 갈라 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흙만으로 담을 쌓으면 내구성이 약할 수 있기 때문에 기와 조각을 넣어 내구성을 높인 것이다. 담을 치장하기에는 최적의 재료로, 수키와와 암키와를 적절히 혼합하면 다양한 문양을 만들 수 있어 대개 양반가 살림집과 사찰 등에 많이 쓰였으며 기와만을 쌓아 만든 담도 있다.

 

전돌 사고석담 - 사고석담은 사괴석담으로부터 온 말이며 사괴석으로 쌓은 담을 사고석담이라고 한다. 반면 장대석을 기초로 하단에 방형의 사괴석을 쌓고 상부에는 전돌(전벽돌)을 쌓아 내민줄눈으로 윤곽을 뚜렷하게 만든 담은 전돌사고석담이다. 사괴석(四塊石)이란 장정 한 사람이 4덩어리를 지게에 질 수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한 사람이 두 개를 들 수 있는 정도의 괴석은 이괴석이라고 부른다. 전돌과 사괴석으로 이루어진 담은 장엄한 느낌과 시각적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대개 궁궐이나 중상류 주택에 널리 쓰였으며, 조선시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등의 외각담이 사괴석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꽃담 - 기와나 화장벽돌을 이용해 각종 무늬를 넣은 담으로 창경궁 낙선재처럼 여성공간에 주로 설치되었으며 화장, 화문장, 화초담이라고도 한다. 하단에는 사괴석을 몇 단 놓고 화장벽돌로 문양을 연출했는데, 대개 주제를 반복해 무늬를 넣는다. 포도송이나 꽃은 자손의 번성과 가정의 화목을 기원하는 의미이고,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수()나 복()자도 많이 써 넣었으며 윤곽선 내부에 소나무나 십장생 무늬를 그렸다. 담장에 벽돌로 만든 동그란 월문(月門)까지 설치된 화려한 꽃담도 있다.

 

토석담 - 목재로 만든 틀에 일정 높이의 흙을 채워 다지고 다시 채워 다지기를 반복하여 쌓아 올린 담으로 표면에 진흙 앙금을 풀에 풀어서 맥질하여 마감한 담이 토담이다. 여기에 내구성 강화를 위해 자연석을 섞어 쌓은 것이 토석담이다.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담으로 소박하고 고즈넉한 서정을 만들어 내며 대개 일반 민가에서 많이 쓰였다.

 

이외에도 울타리에 나무를 심어 담장을 대신하는 생울, 싸리나무를 베어다가 발처럼 엮어 담장으로 삼는 싸리울 등이 있다.